“삶을 연장해드립니다. 대신, 구독하시겠습니까?”
평범한 교사 아만다의 의식이 병원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수업 중 쓰러진 후, 죽음이 임박한 뇌종양 진단을 받는다. 그러나 스타트업 ‘리버마인드’는 그녀의 의식을 디지털화해 연명할 수 있는 실험적 기술을 제안한다. 수술은 무료지만, 매달 $300의 구독료가 필요한 구조다. 죽음을 피하려는 본능과 돈이라는 냉혹한 현실 사이, 이 설정은 처음부터 시청자를 깊은 생각에 빠뜨린다. 고통을 막아주는 기술이 ‘상품’이 되는 순간, 우리는 진짜 삶을 살고 있는 걸까?
광고하는 인간, 무너지는 일상
수술 이후 아만다는 생존하지만, 부작용이 뒤따른다. 그녀는 하루 16시간을 자야 하고, 깨어 있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광고 문구를 중얼거린다. 교사로서의 직업도 위태롭고, 가족과의 대화조차 ‘광고 삽입’처럼 왜곡된다. 그녀는 살아 있지만, 더 이상 ‘자신’이 아니다. 반면, 남편 마이크는 치료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굴욕적인 라이브 방송에 나선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한 희생은 어느새 그들 부부의 삶을 잠식해 간다. 삶을 이어가는 대가는, 고통 그 자체다.
끝은 어디인가 – 디지털 생존의 비극
아만다는 점점 더 시스템에 의해 소외되어 간다. 자신이 누구였는지도 잊혀져가는 상태 속에서, 그녀는 마이크에게 자신의 생을 마감해 달라고 부탁한다. 광고 모드일 때 죽는다면, 그녀의 죽음은 ‘통계’로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는 결국 그녀의 마지막 뜻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다. 기술이 삶을 연장하는 도구가 된 시대,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 있는가. 마지막 장면에서 마이크는 다시 방송을 켜며 어딘가로 향한다. 남겨진 사람의 선택은 여전히 우리에게 열린 질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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